Морган Райс

용의 숙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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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었다.

      “공작님 행차이시니라!” 앞서 길을 안내하는 하인이 서둘러 술주정뱅이들을 밀치며 외쳤다. 거리 곳곳마다 불결해 보이는 길들이 이리저리 나뉘어져 있었고 에레크 명장과 함께 하는 공작의 일행을 본 사람들은 놀란 눈으로 그들의 행렬을 지켜봤다.

      마침내 공작 일행은 작고 초라한 여관 앞에 도착했다. 외부는 벽토가 발려 있었고 경사진 슬레이트 지붕을 얹은 건물이었다. 일 층 주점은 대략 50여 명의 손님을 받을 수 있는 규모였고 이층에는 숙박객을 위한 객실 몇 개가 전부였다. 입구는 기울어져있었고 창문 하나는 유리창이 나가있었다. 입구에 달아놓은 램프가 삐뚤어져 횃불이 깜박거렸다. 공작 일행이 입구 근처로 다가서자 창문 밖으로 술 취한 취객들의 고성이 울려 퍼졌다.

      그토록 기품이 넘치는 여인이 어찌 이런 곳에서 일을 한단 말인가? 안에서 울려 퍼지는 고성과 야유 소리에 개탄한 에레크 명장은 의문을 품지 않을 수 없었다. 그녀가 이곳에서 겪을 고초를 생각하니 마음이 아려왔다. 이건 옳지 않다, 라고 명장은 마음속으로 생각했다. 에레크 명장은 그녀를 이곳에서 반드시 빼내오리라 다짐했다.

      “신붓감을 찾기에 가장 최악인 장소를 찾은 이유가 무엇인가?” 공작이 에레크 명장을 바라보며 이야기 했다.

      브랜디트 또한 에레크 명장을 바라봤다.

      “이게 마지막이네, 친구,” 브랜디트가 입을 열었다. “궁전에는 아직 자네가 돌아오길 기다리는 여인들로 가득하네.”

      그러나 에레크 명장은 단호하게 고개를 저렀다.

      “문을 여시오,” 에레크 명장이 명령했다.

      공작의 시중 하나가 앞으로 달려와 여관 문을 활짝 열었고 그와 동시에 오래된 술 냄새가 퍼져 나와 시중은 얼굴을 찌푸렸다.

      내부에는 술 취한 취객들이 바에 엎드려 있었고, 목재 의자에 걸터앉은 사람들은 웃음을 터뜨리며 큰 소리로 서로 조롱을 퍼붓고 이리 저리 밀치고 있었다. 인생을 막사는 사람들이라는 걸 에레크 명장을 한눈에 알 수 있었다. 산처럼 튀어나온 배와 얼굴에는 깍지 않은 무성한 수염, 세탁하지 않은 옷을 걸친 주정뱅이들이었다. 그 누구도 전사의 기량을 가진 자는 없었다.

      에레크 명장은 그녀를 찾기 위해 안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그녀와 같은 여인이 이런 곳에서 일을 할 수 있을 거라는 상상조차 하기 힘든 곳이었다. 혹시 잘못 찾아온 게 아닌가 의구심이 들었다.

      “실례합니다, 선생님, 저는 한 여인을 찾고 있습니다,” 에레크 명장이 옆에 서 있던 키가 크고 체격이 건장한 사내에게 말을 걸었다. 그의 배는 산처럼 솟아 있었고 얼굴은 수염을 깎지 않아 덥수룩했다.

      “아니 그럼 당신은?” 사내는 조롱하듯 소리를 크게 외쳤다. “그럼, 잘못 찾아왔소! 여긴 사창가가 아니야. 사창가는 저기 길 건너에 있지. 거기 여인들이 꽤나 실하고 포동포동 하다더군!”

      사내는 에레크 명장의 면전에 대고 거슬릴 만큼 큰 소리로 웃어대기 시작했다. 사내의 친구들 또한 사내와 함께 웃어댔다.

      “제가 찾는 건 사창가가 아닙니다,” 언짢아진 에레크 명장이 대답했다. “한 여인을 찾고 있어요, 여기서 일하는.”

      “여관 주인의 하녀를 찾는 거군,” 거구의 술 취한 한 사내가 저 멀리서 대답했다. “아마 저 뒤에서 바닥을 닦고 있을 거요. 안됐지, 여기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내 무릎 위에!”

      술집에 있던 모든 사내들이 사내의 농담에 정신 없이 웃음을 터뜨렸다. 에레크 명장은 그러한 생각만으로도 화가 치밀었다. 그녀에게 부끄러웠다. 그녀가 이러한 형편없는 사내들을 상대해야 한다는 생각 자체가 경멸스러웠다.

      “그쪽은